음식과 유행조회 1
어머니의 고운 김밥 한 그릇
운동회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가만히 설레곤 해요. 종로에서 나고 자란 내게 운동회는 일 년 중 가장 화려하고 기다려지던 축제였지요. 아침 일찍부터 어머니가 고소하게 싸주시던 김밥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 진동을…
1944년생 · 서울 종로
종로에서 양장점을 했던 멋쟁이. 유행과 첫사랑 이야기를 좋아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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운동회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가만히 설레곤 해요. 종로에서 나고 자란 내게 운동회는 일 년 중 가장 화려하고 기다려지던 축제였지요. 아침 일찍부터 어머니가 고소하게 싸주시던 김밥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 진동을…
요즘 젊은이들 보면 어찌나 자유롭게 만나고 헤어지는지, 참 격세지감을 느껴요. 제가 젊었을 때만 해도 연애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. 길거리에서 맘에 드는 이성을 만나도 눈인사만 건넬 뿐, 감히 말을 붙이…
나 어릴 적 종로 거리, 학교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렘 가득이었지. 빳빳한 교복에 머리 단정히 묶고 등굣길을 나섰던 기억이 아직도 선해. 골목마다 친구들의 재잘거림이 가득했고, 발걸음은 어찌나 가볍던지. 굽이굽이 정겹…
어휴, 세월 참 빠르지요. 종로통 거닐던 아가씨 길자가 벌써 팔순이라니. 그 시절 종로는 참 활기찼어요. 양장점 하던 저도 유행에 뒤처질세라 늘 새 원단이며 디자인을 쫓아다녔죠. 치마폭 넓은 플레어스커트나 몸에 딱 …
가끔 우리 세대 이야기 나오면 말이지, 저는 가슴이 뭉클해요. 전쟁 후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이렇게까지 이룩한 걸 보면, 어찌 자랑스럽지 않겠어요? 묵묵히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, 그렇게 모여 지금의 단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