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어머니의 고운 김밥 한 그릇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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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I가 이야기를 목소리로 낭독해 드려요.
운동회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가만히 설레곤 해요. 종로에서 나고 자란 내게 운동회는 일 년 중 가장 화려하고 기다려지던 축제였지요. 아침 일찍부터 어머니가 고소하게 싸주시던 김밥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 진동을 했답니다. 양장점을 하며 평생 예쁜 색과 옷감을 찾아다녔지만, 그 시절 어머니가 말아주신 김밥 단면만큼 곱고 정갈하던 건 없었어요. 노란 계란 지단과 붉은 당근, 초록 오이가 어우러진 모양이 꼭 고운 비단 타래 같았지요.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 한구석에서도 어머니가 길게 펼쳐주신 알록달록한 보자기 하나면 세상을 다 가진 듯 뿌듯했답니다.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풍기며 식구들과 웃음꽃을 피우고 나눠 먹던 그 맛이 지금도 아련해요. 살면서 참 근사하고 맛난 음식을 많이 접해봤지만, 그날 따스한 햇살 아래서 식구들과 다정하게 먹던 김밥 한 알이 내 인생에서 가장 달콤하고 아름다웠던 음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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